728x90 기관사1 《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놓고 내리세요》소지품은 잘 챙기시구요 살다 보면 유난히 지치는 날이 있다. 특별히 의기소침해질 만한 일이 있었더라면 그 핑계로 누구 하나 꾀어내어 술이라도 마시거나 노래방에서 소리라도 꽥꽥 지를 텐데. 아무 일도 없었음에도 지치는 날. 아무 일이 없어서 지치는 날. 퇴근길 열차 차창 밖으로 해 질 녘의 한강을 바라보았다. 주홍빛 윤슬이 너무도 예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래서 공연히 더 서럽고 공허해지는 마음. 노을이 넘어가는 어느 언저리쯤에 갈 곳 없는 시선을 던져두고 멍하니 있는데, 스피커에서 수줍지만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다고, 댁에 돌아가셔서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시라고, 안전히 운행해서 가시는 길까지 잘 모셔다 드리겠다고. 참 이상한 일이었다. 미사여구가 화려한 감동적인 말도, 인생의 깨달음을 주는 명.. 2022. 4. 30.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