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에 살다 대구에 와 보니 대구 지하철에만 있는 유니크한 문화가 하나둘씩 눈에 보입니다.
아마도 더 있겠지만 오늘은 두 가지 정도만 고찰해 보겠습니다.
1. 토큰형 승차권
대구 지하철에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토큰형 지하철 승차권이 있습니다.
찾아보니 토큰형 승차권이 도입된 건 2004년이었다고 하네요.
이전까지는 전국에 있는 모든 지하철 승차권은 특별할 것 없는 종이 승차권이었는데
대구에 처음으로 다회용 토큰형 승차권이 도입되면서
지역의 명물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구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승차권을 기념품처럼 가져가곤 했지요.
저도 토큰형 승차권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대구 지하철을 타 봤어요.
무엇보다 비접촉식으로 승차권을 태그하는 방식이 무척 신기하더군요.
지금이야 교통카드가 흔해서 비접촉식 태그가 당연해졌지만요.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승차권을 가져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바람에
지하철을 운영하는 대구교통공사는 무척 골머리를 앓았다고 하네요.
비용 절감 효과를 생각하며 일회용 승차권을 다회용으로 바꾸었을 텐데
회수가 되지 않으니 당연할 수밖에요.
요즘은 여행객이든 시민이든 교통카드를 많이 쓰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아직도 현재진행형의 문제인가 봅니다.
"잠자고 있는 지하철 토큰을 돌려주세요" 대구교통공사 캠페인 추진(영남일보, 2023년 3월 22일 자)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30322010002992
대구 지하철 토큰형 승차권을 반납하려면 가까운 지하철역에 가서
이렇게 생긴 곳에 넣으면 됩니다.
2. ‘네 뒤에 자리 있음’ 표정
붐비는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앉아 있는 승객 앞에 서서 갈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보통은 뒤에 좌석이 비어도 눈치채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뭐, 당연하죠.
그런데 대구 지하철 이용하는 동안 저는 몇 번이고 뒤에 빈 좌석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네 뒤에 자리 있음’ 표정 덕분이죠.
이런 표정을 지으시는 분들은 대체로 제 앞에 앉아 계신 나이 지긋한 어머니들이셨어요.
뒤에 자리가 났음을 입과 턱으로 알려주시려는 거죠.
저 앉으라고요.
그럼 저는 한번 웃고 뒤로 가서 자리에 앉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매일 같이 지하철을 탔지만 이런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저는 지금도 이런 표정을 만나면 너무 신선하고 기분이 좋아요.
덕분에 한 번 웃게 되죠.
[요약]
1. 대구 지하철의 토큰형 승차권은 무척 유니크하다.
2. 대구 지하철의 ‘네 뒤에 자리 있음’ 표정은 위트가 넘친다.
3. 대구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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