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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OO하기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개념미술 감상하기: <후천개벽> 김용익展

by naraola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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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반월당역 부근에는 ‘봉산문화거리’가 있습니다.
‘의도는 알겠는데 왠지 별것 없을 듯한’ 이름이지만

이런 게 놓여 있다고 다 문화 거리는 아님

 
사실 꼼꼼히 살펴보면 볼 것도, 할 것도, 먹을 것도 많은 곳이에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찾고 있어요
이 길에는 ‘봉산문화회관’이 있습니다.
 

봉산문화회관

 
아마 거리의 이름도 여기에서 왔겠죠.
며칠 전부터 봉산문화회관에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바로 <후천개벽: 아나와 칼>. 김용익 작가의 전시입니다.

(2024년 4월 21일까지)
그래서 잠깐 들러 봤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니멀리즘의 선구자로 알려진 조각가 칼 안드레
공연 예술가이자 칼 안드레의 아내였던 아나 멘디에타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에서 받았던 첫인상은 팸플릿에 잘 적혀 있습니다.
 
“시각을 사로잡는 작품을 기대하고 방문하는 관람객은
조금은 허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단 한 점

작가의 의도를 반영한 방향

 
뿐이거든요.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이 작품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우선 ‘개념미술’ 작품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념미술이란
 
시각만으로는 감상 혹은 이해가 쉽지 않고
말과 글을 통한 설명이나 사전 정보가 필요한 미술

(출처: <후천개벽: 아나와 칼> 팸플릿)

 
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주요 재료인 벽돌은 칼 안드레의 작품에도 심심찮게 사용되었고
벽돌과 함께 사용된 피(소의 피) 역시
아나 멘티에타가 자신의 첫 퍼포먼스에서 사용했던 재료였으며
칼 안드레가 아나 멘티에타의 죽음과 관련해 법정에 선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이 작품에 대한 인상이 조금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작품을 보더라도 충분히 흥미진진합니다.
작품을 둘러싼 벽에는 어떻게 이 작품이 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에 있으며
전시가 끝난 뒤에는 어떻게 되는지까지도
스케치, 메모, 큐레이터와의 메일 등을 통해 설명하고 있거든요.
 

전시회에서 정독해 보는 남의 메일

 
작가가 담으려 했던 이야기야 어느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지만
작품의 탄생부터 소멸까지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무척 새로웠습니다.
작품이 딱 하나 있어도 허전하다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그냥 걸어가다 슥 보고 나올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전시가 주변에 많아서 참 좋네요.
 

[요약]
1. 봉산문화거리는 진짜 문화 거리가 맞다.
2. 봉산문화회관에서는 <후천개벽>이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3. 첫인상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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