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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너무 맛있는데 다이어트는 해야겠고

내가 러닝을 시작한 이유

by naraola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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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밥이 너무 맛있다.

 

1N년간의 타지 생활을 끝내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온 첫날부터 이어지고 있는 호사라면 끼니마다 차려져 나오는 엄마표 밥상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잘 챙겨 먹는 자취생이라는 근자감을 갖고 있긴 했지만 늘 냉장고에는 바닥이 보일랑 말랑 아슬아슬하게 밑반찬이 유지되고 있었고, 1년이 365일이고 끼니가 하루 세끼 꼬박꼬박 찾아오는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요리 레퍼토리에 끊임없이 쫓기기는 매한가지였다.

 

내 자취집과는 냉장고 스케일부터가 확연히 차이나는 본가의 끼니는 그야말로 차원이 달랐다. 도시라고 하기에는 한적하고 시골이라 하기에는 번화한 곳인 나의 살던 곳. 이곳에서 지인들로부터 산지 직송되는 계절감 넘치는 식재료들이 일단 마련이 되면,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샤샤샥 하고 만들어내는 엄마의 밥상. 특히 삼겹살 큼직하게 썰어 넣고 김장김치 숭덩숭덩 풀어 끓여 진하다 못해 꾸덕한 엄마표 김치찌개는,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그림 설명: 맛있는 김치찌개(라고 상상해주세요)

 

2. 살이 너무 쪘다.

 

7년째 꾸준히 다니던 체육관이 역병으로 임시 폐쇄되면서 모처럼 몸이 쉬는 기간이 찾아왔다. 평생 체육과는 담쌓고 살아왔던 내가 운동을, 그것도 무려 7년을 해왔다니. 그간 나의 노고를 위로하고 혹사당했던 발목과 무릎을 회복하는 기간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그러는 동안 본사 붙박이 직무에서 현장 순환 직무로 바뀌면서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환경은 당최 운동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동트면 일하러 갔다가 깜깜해져야 숙소로 돌아오고, 다시 동이 터서 일하러 가는 기계적인 생활이 반복됐다. 몸은 운동하지 않는 생활에 빠른 속도로 적응했다.

 

그리고 다시 새 출발을 위해 정들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본가로 돌아왔을 때, 나를 반겨준 고향의 편암함과 푸근함. 그리고 엄마의 밥상.

 

살이. 살이 너무 쪘다.

그림 설명: 체중계(라고 생각해주세요)

 

3. 러닝 하기 위한 준비물이 모두 갖춰져 있다.

 

뭐라도 해야 한다. 당장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뒤져보았다.

 

우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물론 검도였다. 도복도, 장비도 모두 다 갖춰져 있다. 도장에 가기만 하면 되는데... 도장이...? 도시라고 하기에는 한적하고 시골이라 하기에는 번화한 이곳에 검도 도장은 딱 한 곳. 집에서 가기엔 애매한데? 2년 동안 떨어진 체력도 걱정이었다. ... 일단 보류.

 

더 뒤져보니 8년 전, 다이어트 삼아 러닝 할 때 입었던 옷들이 튀어나왔다. 나에게도 8개월 동안 일주일 중 7일을 달리던 때가 있었지. 정말 열심히 달렸던 건 8년 전이지만 그러고 나서도 시간이 되면 조깅을 했기 때문에 적당히 발에 길들여진 러닝화, 산지 얼마 안 된 러닝용 힙쌕이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 바로 앞에 강이, 천변이 몹시 잘 정비된 강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운동복을 입고, 러닝화를 신고 달리기만 하면 되었다.

 

자, 날 달려봐

 

4. 러닝은 좋은 운동이었다!

러닝은 좋은 운동이다. 살을 빼기에도 효과적이고 체력을 기르기에도 좋은 운동이다. 8년 전 다이어트 삼아 달렸을 때 깨달았다. 살 빼기 효과로 말하자면, 러닝 하는 동안 1개월에 1킬로그램씩 빠져서 총 8킬로그램 정도를 감량했으니 꽤 성공적이었다. 물론 그때쯤 검도도 같이 시작했으니 모두 러닝의 효과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검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준 것도 러닝이었다고 생각한다. 말했듯이 그 흔한 헬스장도 한번 다닌 적 없는 그저 몸뚱이에 불과했던 내가 그 격렬한 운동에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던 것은 러닝이 기초 체력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함께 할 누군가가 없더라도 특별한 장비 없이 두 다리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러닝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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