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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로 상상의 나래_일본어

내가 헷갈려서 초 간단하게 정리해 본 사케(일본 술) 용어(2)

by naraola 2024.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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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는 이제 식당에서도, 마트에서도 흔히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보니 과연 제값을 주고 먹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라벨에 적힌 용어 몇 가지만 파악해 두면

과연 이 술이 어떤 레벨의 술인지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에 라벨에 적힌 주요 용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라벨에 적힌 내용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한다.

일본인조차 별도로 찾아보지 않는 이상 사케 용어를 알 수 없다.

이번 포스팅 내용은 내가 개인적으로 책과 웹 사이트 등을 통해 모았던 정보를 정리한 것이다.

 

원재료를 살펴보자

우선 사케는 원재료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원재료가 쌀, 누룩, 뿐인 술.

보다시피 자연에서 유래한 재료만을 사용하므로 상대적으로 귀하다.

라벨에서 준마이(純米)’라는 단어를 발견했다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준마이는 한자에서 추측할 수 있듯 순수한 쌀이라는 뜻이다.

예로, 준마이다이긴조(純米大吟醸), 준마이긴조(純米吟醸), 준마이(純米) 같은 술이 여기 속한다.

 

두 번째로는 , 누룩, 물에 양조 알코올(醸造アルコール)을 더한 술.

양조 알코올은 국내 라벨에서는 주정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주정이란 술의 안정적인 품질을 위해 인공적으로 가미하는 알코올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름에 준마이가 없다.

다이긴조(大吟醸), 긴조(吟醸), 혼조조(本醸造), 후쓰(普通, 보통술이라고도 한다) .

 

원재료명에 '양조 알코올(주정)'이 있다

 

정미율을 살펴보자

그다음에 라벨에서 중요한 정보는 원재료인 쌀의 정미율이다.

정미율이란 현미를 도정하고 남은 질량비를 의미한다.

정미율은 사케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정보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수입된 사케의 한국어 라벨에는 정미율을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어 라벨과 나란히 붙어 있는 일본어 라벨에서 精米歩合라는 표기를 찾아야 한다.

만약 精米歩合: 50%’라고 적혀 있다면 50%를 도정하고 남은 50%로 술을 지었다는 뜻이다.

23%77%를 도정하고 23%로 술을 지었다는 뜻으로 쌀의 3/4 이상을 깎아낸 셈이다.

여기서 예상할 수 있듯 정미율에 적힌 숫자가 낮을수록 고품질 사케다.

쌀의 겨층에는 단백질, 지질이 함유되어 있어 도정을 적게 하면 적게 할수록 술맛이 묵직해지기 때문이다.

 

정미율 50%인 술: 준마이다이긴조, 다이긴조

준마이다이긴조, 다이긴조에서 다이긴조(大吟醸)’란 술 빚는 방식의 하나로 저온에서 장시간 술을 발효시킨다.

당연히 시간과 정성이 곱절로 들지만 그만큼 최고 품질의 사케를 만들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원재료인 쌀을 50% 이상이나 도정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쌀 역시 밥 짓는 쌀보다 비싼 사케용 쌀 사카마이만 사용한다.

따라서 술도가에 따라서는 라벨에 쌀 품종을 자랑스레 적어 두기도 한다.

기품 있는 맛과 과일을 닮은 깔끔한 향이 특징으로 차갑게 마시는 편이 좋다.

참고로 준마이다이긴조와 다이긴조의 차이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즉, 준마이다이긴조는 원재료가 쌀, 누룩, 물뿐인데 비해

다이긴조는 여기에 양조 알코올이 첨가된다.

 

정미율 60%인 술: 준마이긴조, 긴조

긴조(吟醸)다이긴조 바로 아래 클래스의 술이다.

저온에서 장시간 술을 빚는다는 점은 같으나 정미율이 대략 60%라는 게 다르다.

물론 가격도 다이긴조보다 저렴하다.

긴조 역시 청량감 있는 향이 특징인 술로, 향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차갑게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여기서도 준마이긴조와 긴조의 차이는 양조 알코올의 첨가 여부다.

 

정미율 70%인 술: 혼조조

혼조조는 위에서 살펴봤듯 원재료에 양조 알코올이 첨가된 술 중에서도

정미율이 70%인 술을 부르는 말이다.

 

정미율 80%인 술: 준마이

준마이는 대략 정미율이 80%이고 술, 누룩, 물로만 만들기 때문에 쌀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가끔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사케를 중탕해 따뜻하게 데워 먹는데

이때 데우는 술은 바로 이 준마이 클래스가 대부분이다.

 

이제 라벨을 보면서 연습해 보자.

이 술은 '제품명'에 이미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우선 제품명에 따르면 이 술은 가모츠루라는 상표명을 지닌 혼조조.

따라서 아마도 원재료에 주정이 들어갔고 정미율은 70%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원재료명에 주정이 적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어 라벨에서 精米歩合를 찾아보니 69%.

따라서 ‘가모츠루 혼조조는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중간 클래스의 술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술은 제품명에 이미 ‘혼조조’임을 적어 놓아서 정보를 확인하는데 그쳤지만

제품명에 상표명만 적어둔 라벨도 많다.

그럴 때는 위에서 정리한 정보를 통해 사케의 클래스를 추측해 낼 수 있다.

 

참고로 혼죠조혼조조는 같다.

일본어 ほんじょうぞう를 어떻게 한국어로 쓰는지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 것일 뿐이다.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자면 혼조조가 바른 표기다.

같은 이유로 긴죠긴조’, ‘다이긴죠다이긴조도 각각 같다.

물론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규칙은 규칙이니까 여기서는 규칙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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